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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철학

가이아 (Gaia)와 데이지의 세계 시뮬레이션 (2003.2)

 

 

가이아와 "데이지의 세계" 시뮬레이션

   

 

Daisyworld Simulation   by McShaffrey       다운받기

 

     Lovelock's DaisyWorld & the Gaia Hypothesis   by   Ginger Booth   

 

가이아 이론에 대한 소개; 가이아 이론을 통한 지구 시스템의 이해

 

 

 1. 산소는 반응성이 풍부한 기체이다. 그것은 통상적으로 다른 기체들과 결합해서 이산화탄소나 산화철과 같은 화합물이 된다. 그것이 산소 분자O2로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지구 대기권의 21%가 그렇게 단독으로 존재하는 산소분자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다면 다른 물질과 반응해서 사라지는 이상으로 새로운 산소가 대기권 속으로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고 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무엇이 산소를 대기권 속으로 계속 리필시켜주고 있는가? 그것은 생명이다. 풍부한 산소의 부존은 그 행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산소는 오늘날 지구상의 생명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그 산소는 지구상에 생명이 있음으로서 비로소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생명을 살게 만든 생명의 환경으로서 지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지구 자체가 바로 생명의 산물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이 행성이 지난 36억년간 생명이 깃들기에 적합한 조건을 유지해온 것은 생명 자체의 활동의 결과이다. 이러한 생각은 지구라는 "무생물적 집"과 그 속에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거주자"라는 전통적인 2분법을 무너뜨린다.

 

어떻게 대기중의 산소와 질소가 식물들과 미생물들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었으며. 어떻게 백악과 석회암이 한때는 바다에 떠 있던 미생물들의 껍질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라. 생물은 결코 화학과 물리학의 무정한 손길로 인도되는 그러한 불활성의 세계에서 그저 적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태고적이나 지금이나를 막론하고 우리 조상들에 의해서 다듬어졌으며 ,또한 오늘날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유지되는 그러한 세계에 살고 있다. 생물들은 그들의 이웃의 활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물질들로 조성되는 그러한 세계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러브록 『가이아의 시대』,홍욱희 옮김, 범양사, 75면)

 

생명들의 활동의 결과물이면서 동시에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지칭할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 종래에 사용해온 "지구"라는 이름은 2분법적인 뉘앙스가 강해서 이 새로운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러브록은 그것을 그리이스 대모신에서 따와 "가이아"(Gaia)라고 불렀다.

지난 36억년 동안 태양빛의 강도는 25%나 늘어났지만 지구의 기후는 생명체에 적합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지켜져 왔다. 산소의 농도도 21%에서 유지되고 있다. 러브록은 이것은 지구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자기조절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에게는 이 주장은 피해야할 목적론적 개념으로 보였다. 도대체 어떻게 박테리아와 나무와 동물들이 적절한 환경을 결정하기 위해서 회의를 개최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생물들이 산소의 농도를 21%에 유지시키고 기온을 섭씨 20도로 조절할 수 있겠는가? (『가이아의 시대』, 73면) 러브록은 이것이 목적론적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1982년 데이지의 세계(Daisyworld)라 불리는 모델을 도입했다.

 

2. 지구와 똑같은 크기의 행성 데이지 행성이 있는데 그것이 태양과 똑같은 질량과 광도를 가진 한 별의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고 하자. 여기에는 데이지가 자라고 있는데 데이지는 색이 짙은 종, 옅은 종, 그리고 중간색을 갖는 종의 세가지가 있다. 데이지 세계를 비춰주는 별은 태양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듦에 따라 복사열이 증가한다. 약 38억년전 지구에 처음 생명이 탄생했을 때 태양은 지금 보다 30%정도 덜 밝았다.

데이지 세계는 지구의 단순화된 모형이다. 그곳의 환경은 한 가지 변수 즉 온도로 단순화되었고, 생물계는 한 종 즉 데이지로 단순화되었다. 만약 온도가 섭씨 5도 이하로 내려갈 만큼 추워지면 데이지는 생장을 멈추게 될 것이다. 데이지는 섭씨 20도내외의 온도에서 가장 잘 자란다. 만약 온도가 섭씨 40도를 넘으서면 데이지는 시들고 결국 말라죽게 된다.

데이지 세계의 평균기온은 그 행성의 알베도(albedo 어떤 물체에 입사되는 에너지 양에 대한 반사 에너지 양의 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자. 알베도가 낮아지면 태양열을 많이 흡수하여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알베도가 높아지면 태양열을 반사하게 되어 온도가 내려간다. 알베도는 0(완전히 검은색일 경우)에서 1(완전히 흰색일 경우) 사이의 값을 갖는다. 아무 생물도 자라지 않는 데이지 세계의 알베도는 대략 0.4 정도인데 이 말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복사열의 40%는 지구 바깥으로 반사된다는 이야기이다. 데이지가 만개하면 색깔에 따라서 짙은 색(0.2)으로부터 옅은 색(0.7)에 이르기까지 알베도가 달라진다.

먼저 과거 오래 전의 데이지 세계를 상상해보자. 이 때의 태양은 온도가 그리고 높지 못했고 따라서 지금처럼 밝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지 세계의 기온도 매우 낮았고 단지 적도 부근에서만 데이지가 겨우 생장할  수 있는 섭씨 5도 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즈음에는 데이지의 씨앗들이 겨우 발아할 수 있었으며 간신히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이제 처음으로 꽃을 피운 데이지들은 짙은 색으로부터 옅은 색까지 갖가지 색의 꽃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고 가정하자. 첫 번째 여름이 미처 지나기 전에 짙은 색의 꽃을 갖는 데이지들이 그렇지 못한 데이지들 보다 성장이 유리했을 것이다. 짙은 색 꽃을 피웠던 지역에서는 태양빛을 보다 많이 흡수할 수 있었으므로 기온이 섭씨 5도 보다 상승하였을 것이다. 옅은 색의 꽃을 피웠던 데이지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하였다. 흰색꽃을 피웠던 데이지들은 태양빛의 반사가 많아졌으므로 데이지 생장의 절대온도인 섭씨 5도 보다 주위 기온이 낮아져서 결국 사멸하고 말았다.

이듬해 짙은 색의 꽃을 피웠던 데이지들은 지난해 보다 많은 씨들을 남겼으므로 처음부터 크게 번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짙은 색의 데이지들이 만개하게 되자 처음에는 데이지꽃 자체의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이어서 토양과 주변의 공기 온도가 높아지고, 점차 데이지가 적도 부근에서 양극 쪽으로 퍼져나가면서 그 지역의 기온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 행성의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행성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데이지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생장 기간이 길어지고 이어서 짙은 색의 데이지들이 더욱 멀리 퍼져나가게 되어 이러한 작용이 양의 피드백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그 결과 행성의 대부분은 짙은 색의 데이지들로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자 행성의 기온이 너무 상승해서 급기야는 데이지의 생육이 저해받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짙은 색의 데이지가 더 이상 퍼지면 씨앗을 맺지 못할 지경에 까지 이른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행성 전체의 기온이 상승하게 되자 이제 흰색꽃을 피우는 데이지들이 자라게 되고 마침내는 이들이 짙은 색 꽃을 피우는 데이지들과 경쟁하게 되었다. 흰색꽃의 데이지들은 주위 환경보다 자신의 체온을 낮게 유지시킬 수 가 있기 때문에 성장이 빨라 크게 번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데이지 세계에 빛과 열을 공급하는 태양의 연령이 증가하면서 점차 뜨거워졌다. 이렇게 되자 흰색 꽃의 데이지와 짙은 색 꽃의 데이지의 비율이 점차 변하였는데 결국에는 가장 옅은 빛깔의 데이지들도 성장할 수 없는 온도인 40도 이상까지 기온이 상승하였다. 이것은 데이지의 조정 능력을 벗어나는 극한적 온도이다. 데이지는 사멸하고 이 행성은 무생물의 세계로 변했다.( 『가이아의 시대』, 76-79)

 

3. 바깥 온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데이지 세계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데 이것은 어떤 고도한 중앙통제 시스템을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짙은 색과 옅은 색 두 데이지를 전제함으로써 충분하다. 러브록은 이 데이지의 세계를 통해서 가이가가 복잡한 통제시스템을 전제하지 않고도 자신을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했다. 이제 이 모델을 좀 더 자세히 검토해 보자.

 

  출처 http://www.strategies.org/LESSON9.html  by Eric Barron

 

원리에 접근하기 위해서 사태를 좀 더 단순화시키자. 이제 이 세계에는 흰색 데이지만이 있다고 해 보자. 데이지는 여타의 모든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생장의 최저 온도와 최고 온도의 한계온도가 있고 또 최적 온도가 있다. 한계온도를 최저 5도, 최고 40도로 하고 최적온도를 25도로 하자. 데이지와 그 생육환경의 온도간의 관계는 아래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데이지가 성장함에 따라 행성의 표면을 덮어간다. 결과적으로 태양빛을 흡수하던 황무지는 태양빛을 반사하는 흰색 데이지로 점차 교체되어갈 것이다. 데이지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알베도도 증가하고 더 많은 태양빛이 우주공간으로 반사되어 행성의 온도는 내려가게 된다. 행성의 온도와 흰색 데이지의 수와 관계는 아래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우리는 시스템이론으로 데이지의 세계를 기술할 수 있다. 이 계에로의 입력은 태양에너지이고, 출력은 우주공간으로 반사되는 열이다. 이 세계에서 핵심적 변수는 행성의 온도이다. 데이지의 세계는 이 온도와 되먹임 관계를 이루고 있는데 데이지의 수는 행성의 온도에 의존하고 거꾸로 행성의 온도는 데이지의 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figure1과 figure2를 결합시킴으로서 이 되먹임 관계를 표현할 수 있다.

 

두 함수의 교차점 A와 B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것은 이 그래프에서 안정점이 되는데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점 A를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보자. (figure4-a, 보다 확대된 그림은 4-b) 그러면 세계는 따뜻해질 것이고 최적 온도 25도에 접근해감에 띠라 더 많은 데이지가 자라게 될 것이다. 이 온도에서 생육하는 데이지의 수는 그 지점에서 수직선을 위로 그어서 포물선과 만나는 지점의 y축의 값이다.(figure4-c) 그러나 데이지의 수가 늘어나면 행성은 냉각된다. 앞서의 교차점에서 왼쪽으로 수평으로 선을 그어 직선과 만나는 점이 그 데이지의 수에 맞는 온도이다. 다시 이 온도에 맞는 데이지의 수는 포물선과 만나는 점이고...이 과정을 거쳐서 결국 점 A로 되돌아 온다. (figure4-d, 4-e) 요컨대 점 A는 작은 교란에 대해서 안정적이다.

 

같은 과정을 B에도 적용해 보자. B의 경우에는 안정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세계가 따뜻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데이지의 수는 감소하고 알베도는 감소한다. 그래서 세계는 더 따뜻해진다. 온도는 순식간에 40도를 넘어서게 되고 데이지는 소멸하게 된다. 반면 B가 차가워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결국 점 A에 정착함으로써 안정될 것이다.

정리해보자. 행성의 온도가 25도 보다 낮다면 온도의 상승은 데이지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것은 알베도를 증가시켜 온도의 하강을 가져온다. 음의 되먹임(feedback)이 작용하는 것이다. 반면 25도 보다 높다면 온도의 상승은 데이지를 감소시키고 알베도를 올려서 결국 온도를 상승시키는 양의 되먹임이 작용하게 된다.

되먹임 관계는 아래 그림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figure5) 화살표로 표시된 선은 한 박스에서 다른 박스에로의 변화에 (음 또는 양의) 부호가 같다는 것을 나타낸다. 예컨대 온도가 상승하고 데이지가 증가할 경우 이 화살표를 사용한다. 동그라미로 된 선은 한 박스에서 다른 박스에로의 변화가 반대 부호라는 것을 의미한다. 온도가 상승하는데 대해 데이지의 수가 감소하면 이 부호를 사용한다. 상향 또는 하향의 화살표(figure6)는 어떤 교란이 그 계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나타낸다. 상향은 증폭작용을 하강은 제어작용을 한다.

 

 

여기서 주의해 둘 것은 25도 이하일 경우 초기 온도의 상승은 억제효과를 가져오는데 대해 25도 이상일 경우 초기 온도의 상승이 증폭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그것을 좀더 자세히 나타낸 것이다.

 

실제 세계는 어떤 특정 온도에서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한과 상한을 가진 일정한 범위의 온도 사이를 진동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 데이지 세계에 무엇을 도입해야 할까? 우리는 지금까지 흰색의 데이지만을 상정했다. 여기에 또 다른 종의 데이지 검은 색의 데이지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안정점을 추가로 만들 수 있다. 이것은 흰색의 데이지와는 달리 빛을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검은 색 데이지의 수가 늘어날수록 온도는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아래 그림으로 표현된다.

 

앞서와 똑같은 절차에 따라서 우리는 검은 색 데이지의 새로운 안정점 B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흰색 데이지의 안정점 A와 함께 2개의 안정점이 생기며 이 데이지의 세계는 이 두 안정점 사이를 진동하는 비교적 안정된 온도 시스템을 갖게 된다.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흰색 데이지가 작동할 것이고 온도가 너무 내려가면 검은 색 데이지가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흰색과 검은 색이라는 두 종의 데이지를 상정함으로서 아무런 중앙의 통제장치도 없이 전체적으로 온도를 일정한 범위내에서 조율하는 자율적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러브록은 이 데이지 모델을 통해서 가이아에 작동하는 자율적 조율시스템도 이 원리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4. 38억년전 생명이 출현한 이후 태양의 복사열은 3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지구의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 이것은 생명체 전체가 만들어내는 자율적 조정의 결과였다. 이것을 시뮬레이션한 소트트웨어 하나를 소개한다.  Dave McShaffrey가 만든 EcoCybernetics 가 그것이다.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키면 9개의 시뮬레이터가 뜬다. 그 중 9번 Daisyworld Simulation을 클릭해보자.

y축의 좌측 눈금표는 개체수를 나타내며 단위는 백만이다. 50은 5천만을 의미한다. 우측 눈금표는 온도(섭씨)를 나타낸다. x축은 시간을 나타내며 단위는 10억이며, 최대 100억년간의 데이지 세계의 변화를 보여준다. 빨간색과 초록색의 선은 온도를 나타내며 따라서 그것에 해당하는 눈금표는 우측 눈금표이다. 데이지가 없다면 온도는 지속적으로 올라 100억년이 지난 현재 161도가 되어 있어야 한다.(빨간색 선) 그러나 현재의 온도는 17.53도를 가리키고 있다.(녹색선) (도표상으로는 눈금이 작아서 정확한 값을 알 수 없다. 우측 파넬의 하단 Temperature Without plants와 With plants를 보시오) 그것도 태고 이래로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부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앞서 보았듯이 데이지의 존재이다. 검은선은 검은색 데이지, 흰선은 흰색 데이지 회색선은 두 종의 데이지의 총합을 나타낸다. 이것은 개체수를 나타내는 좌측 눈금을 보아야 한다. 초창기에 온도가 낮을 때는 검은 데이지의 개체수의 증식율이 빠르다. 그러나 일정 온도가 올라간 다음 검은 데이지의 개체수가 떨어지고 대신 흰색 데이지의 개체수가 증가한다. 그러나 그 전체 개체수(회색선)는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흰색 데이지와 검은 색 데이지의 개체수의 진동이 이 행성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준 비밀이다.

메뉴의 Change Parameters에서 몇가지 변수들을 조정할 수 있다. Optimal Temperatures는 흰색 데이지와 검은 색 데이지가 생육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온도를 지정해 주는 곳이다. 그 아래의 Initial Population Size는 흑백 데이지의 개체군의 수의 초기값을 지정해 주는 곳이다. 그 다음의  Solar Radiation Increasing, Solar Radiation Decreasing, Solar Radiation Steady는 태양의 복사열의 시간에 따른 증감을 지정해주는 옵션이다. 실제 태양의 복사열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러브록의 오리지날 시뮬레이션은 Solar Radiation Increasing의 조건에서 행해진 것이다. 마지막의 Set Default는 원래 책정된 값으로 되돌릴 때 사용한다.

조건을 지정해 준 다음 Rest Graph를 클릭하면 그 조건에 따라 새로운 그래프가 출력된다. 중단하고 싶으면 좌측의 Break를 사용하면 된다.

 

5. 데이지 세계에 대한 또 다른 시뮬레이터를 소개한다. 이것은 과학 교육용으로 배포된 CourseWare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이다. 데이지 세계에 관련된 것으로 daisy.htm과 daisyball.htm 2종류의 자바 애플릿이 있는데 daisy.htm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애플릿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구동을 시키면 디폴트로 지정된 Scenarios→Black and White Daisies가 실행된다. 이것은 적갈색(barren, 아무 생명도 자라지 않는 맨땅), 검은색(black), 흰색(white)의 3색으로 되어 있으며 이 각각이 가지는 알베도는 메뉴의 Daisies에서 지정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의 초기에는 알베도값이 낮은 black이 퍼진다. 그러다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알베도값이 높은 white로 대체된다.(DaisyBall Plots 상단) 그러나 태양의 복사열이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지의 세계는 일정한 온도(22.5도)를 유지한다. 초록색은 데이지가 있을 경우, 적갈색은 데이지가 없을 경우 행성의 온도변화를 나타낸다.(DaisyBall Plots 하단) 태양열이 계속 올라가게 되면 더 이상 데이지를 통한 온도조절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면 데이지는 소멸하고 행성은 맨땅으로 변하고(적갈색, DaisyBall Plots 상단 우측), 행성의 온도는 태양복사열의 증대에 비례해서 급격히 상승한다.(DaisyBall Plots 하단 우측)

이 변화는 메인화면의 데이지 세계의 색깔변화를 통해서도 표현되고 있다. Run을 치면  초기의 맨땅에 검은색  데이지가 퍼지다가 태양복사에너지의 상승으로  흰색 데이지에 자리를 내주면서 한쪽으로 몰린다. 종국에는 태양복사열의 증가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데이지의 조절기능은 파괴된다. 태양의 복사열을 받아 냉각시켜줄 데이지가 사라짐에 따라 태양복사열의 증대에 비례해서 데이지의 세계도 계속 뜨거워진다.

 

6. Parameters는 데이지 세계의 몇가지 변수를 지정하는 판넬이다.

[Daisy temp(C) min, max, ideal] 데이지가 생육할 수 있는 최소 온도와 최고 온도, 그리고 가장 적절한 온도(ideal)를 지정한다.

[Solar influx min, max, step by] 태양 복사열의 최소값과 최대값을 지정한다. 여기서 예제로 주어진 Scenarios는 최소 0.6에서 2까지를 다루고 있다. 1은 현재의 태양의 복사열의 강도를 의미한다. 0.6에서 시작해서 1억년당 0.01 만큼(현재 태양복사열의 1/100)씩 복사열이 증가해 왔다고 가정한다. 지금은 1 이므로 데이지의 출현이후(0.6) 40억년이 경과했다.((1-0.6)/0.01=40억) DaisyBall Plots의 x축은 약 200억년에 해당한다. 물론 이것은 Solar influx min, max, step by 에서 다르게 지정할 수 있다.

[Insulation] 이것은 각각의 다른 색의 데이지들이 자신의 국지적 온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느냐를 조정하는 지표이다. 빨강, 노랑, 파랑의 세 영역이 있다고 하자. Insulation이 1이면 이 세가지 색은 이 데이지의 세계에서 동시에 겹치는 일이 없이 빨강, 노랑, 파랑으로 순차로 교대할 것이다.(어느 시점에서 데이지 세계를 차지하고 있는 색은 한가지이므로 모든 지역의 온도는 같다.) 반면 이 값이 0이되면 이 색들은 동시에 공존하게 되는데 이 결과 데이지의 세계는 세가지 색깔로 분할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지역에 따라 색깔이 다르므로 국지적 온도가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이 값은 세계내의 지역간의 온도차(Insulation)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아래의 좌측은 Insulation이 0.01, 우측은 0.99의 경우이다. 전자는 그래프가 겹쳐있는데 대해(따라서 국지적 온도차가 있다.) 후자는 분리되어 교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따라서 국지적 온도차가 없다.)

[Death rate] 이것은 전체 데이지 세계에서 맨땅(barren)의 비율이다. 값이 0이면 시뮬레이션 과정에 맨땅을 나타내는 적갈색이 전혀 없을 것이며 1이면 적갈색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시뮬레이션이 종료되면 데이지가 소멸하기 때문에 데이지의 세계는 적갈색으로 덮히게 된다.

러브록의 오리지날 데이지 모델에서는 흑, 백, 적갈색 등 3색의 경우만을 다루었지만 이 애플릿은 다양한 색을 도입하고 있다. 메뉴의 Scenarios를 열면 14개의 시뮬레이션이 소개되고 있다. Neutral Daisy는 맨땅과 데이지에 똑같은 알베도를 부여해본 것이다. 이 경우 데이지의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의 Black Daisy와 White Daisy는 각각 한 색의 데이지만을 갖고 시뮬레이션해 본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Black의 경우 약간 높은 온도에서 White의 경우 약간 낮은 온도에서 안정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 자체가 불안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앞서 3절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저온과 고온에서 2점의 안정점이 있어야 된다는 데 대한 실증이다. 그 다음의 Black and White, Spread Albedos는 알베도를 Black의 경우 0.15에서 White의 경우 0.85 까지 그 편차를 크게 해서 시뮬레이션해본 것이고 Black and White, Narrow Albedos는 0.35에서 0.65 까지 편차를 좁혀서 시뮬레이션해 본 것이다. Black and White, Shift Barren Albedos는 맨땅의 알베도를 디폴트값인 0.5에서 0.6으로 바꿔서 시뮬레이션해 본 것이다. 이것들은 한 사례들이므로 우리들도 메뉴→Daisies에서 알베도값을 여러 가지로 바꾸어 실험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자연세계속의 어떤 사물들의 알베도는 얼마나 될까? 좌측 도표는 그 몇가지 예들이다.

그외 Scenarios 에는 많은 색을 부여해본 시뮬레이션들이 있다. 이것들이 보다 많이 첨가될수록 자연의 실제 모습을 더 근사하게 시늉낼 수 있을 것이다. 이리저리 값을 바꾸면서 돌려보면 외부의 요동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데는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애플릿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앞서 소개했던 Insulation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색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마지막 시뮬레이션인 30가지 색깔의 경우 데이지 행성이 현란하게 색을 바꾸면서 적정온도를 유지해가는 것을 보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제 도킨스가 했던 "도대체 어떻게 박테리아와 나무와 동물들이 적절한 환경을 결정하기 위해서 회의를 개최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생물들이 산소의 농도를 21%에 유지시키고 기온을 섭씨 20도로 조절할 수 있겠는가? "라는 비판에 답할 수 있다. 이 색들이 지금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가?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것은 몇 개의 되먹임 시스템이 가지는 알고리듬의 결과일 뿐이다. 컴퓨터가 그것을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지구 가이아는 물론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행성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생명체들의 전지구적 회의같은 것은 필요없다. 필요한 것은 그 생명체들을 그물처럼 묶는 네트워크이다. 네트워크는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면 스스로 질서를 창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