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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64괘의 논리적 구조/Andreas Schoster

 

64괘의 논리적 구조

 

이하의 논의는 Andreas Schoster, "Boolean Algebra and the Yi Jing"(1998)을 기초로 정리한 것이다.

 

1.주역의 논리적 구조에 대한 관심은 라이프니쯔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중국에 파견되어 있던 부베신부는 라이프니쯔의 이진법 산술이 중국의 易의 논리와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1701년 라이프니쯔에게 복희의 64괘의 도형도와 함께 장문을 서신을 보냈다.그는 부베에게 부친 답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것은 나의 이진법 산술과 伏羲의 역의 도표와의 관계입니다.사람들은 그를 고대중국의 군주로 보고 있으며 세계에 알려진 철학자로 그리고 중국제국과 동양 과학의 창립자라고 믿고 있습니다.이 역의 그림은 오늘날 존재하는 과학에 관한 最古의 기념물입니다.더구나 이 과학은 내가 보는 견지에서는 4000년 이상의 고대의 것으로 수천년래 그 의미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그것이 나의 새로운 산술과 완전히 일치하고 귀하가 이 기호를 이해하려 노력했을 때 때 마침 귀하의 서한에 의해서 이것을 적당한 시기에 해답을 얻었다고 하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귀하에게 고백하는 바이지만 만일 내가 2진법 산술을 발견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 64궤의 체계 즉 복희의 도형의 의미를 쉽게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가 이 산술을 창안한 것은 지금부터 20년 전입니다.0과 1로만 표현되는 이 산술은 수의 과학을 종래에 있었던 것 보다 더욱 완전한 영역에로 전진시키는데 불가사의한 효과가 있다고 나는 인정합니다.(김용정,"라이프니쯔의 보편기호법과 역의 논리",『주역의 현대적 조명』(범양사),P.300-301에서 재인용)

 

2.라이프니쯔의 2진산술과 역과의 관계를 보다 잘 보여주는 것이 논리학의 진리표(truth table)이다.예컨대  p⊃q라는 진술의 경우 이것은 전건p가 참이면서 후건q가 거짓인 경우만 거짓이 된다.이것의 논리치할당은 다음과 같다.(T를 1,F를 0으로 표시한다)

 

p

q

p⊃q

0

0

1

0

1

1

1

0

0

1

1

1

 

p,q라는 2개의 항이 있으므로 각각에 1 또는 0을 할당했을 때 가능한 모든 조합의 수(상태의 수)는 4개이다.일반적으로 n개의 항이 있으면 가능한 조합의 수는 2n이다.64괘는 1,0과 마찬가지로 음,양 2개의 조합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 진리표의 배열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세로가 64줄이고 가로가 6칸(2n=64→n=6)인 진리표를 구성하면 이것이 곧 주역의 64괘의 배열이 된다.

 

 

  *제대로 괘를 표시할 경우 너무 길어져서 상괘와 하계를 나누어 좌우로 배열했는데 좌측의 괘가 위에,우측의 괘가 아래에 오는 것으로 보면 된다.

 

괘는 밑에서 위로 읽는다.예컨대 001010을 괘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다.

진리표의 배열방식은 邵康節의 64괘 先天圖의 배열방식과 정확히 일치한다.간략히 8괘의 배열방식만을 보이면 아래와 같다.비교를 위해서 소강절의 8괘도를 시계반대방향으로 90도 회전시켜 보았다.

 

 

 

邵康節은 伏羲의 8괘 방위도에 기초해서 64괘의 방위도를 그렸다.그래서 이 순환적 배열은 8괘의 선천도의 64괘로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각 괘는 원의 맞은 편 괘와 상응관계(correlate)를 이루면서 쌍을 이루고 있다.아래 그림은 8괘도와 그것을 확장한 소강절의 64괘도이다.

 

 


 곤은 원주상의 제일 바닥에 있고 반시계방향으로 진행해서 상단의 구에 도달한 다음 ,건을 거쳐서 계속진행해서 최종적으로는 다시 곤으로 들어간다. 이 과정은 계속된다.상응은 그것의 반을 잘라서 순서를 뒤집어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얻어진다.

 

000000,000001,000010,000011,.....011101,011110,011111

           100000,100001,100010,......111100,11101,111110,111111

 

위괘와 아래괘가 상호 상응의 괘이다.그래서 전체 64괘를 그려서 마주하고 있는 괘를 찾아내면 되겠지만 상당히 성가신일이다.그러나 이 구조 자체가 논리적이기 때문에 이것을 찾아내는 간단한 계산방법이 있다.

 

원환구조이므로 각 계에 순서를 부여하는 것은 임의적인 것이지만 소강절의 취지에 따라 그 순서를 정한다.이것은 앞의 64괘도가 보여주는 그 순서대로이다.그래서 000000,000001,000010,...의 순서로 진행된다.그리고 111101,111110으로 와서 마지막이 111111이 된다.여기서 그 순서열을 S라고 부르고 Sn 은 순서열의 n번째에 있는 괘를 가리킨다.x를 현재의 괘,그리고 p를 x에 상응하는 계라고 하자.상응관계를 결정하는 규칙은 다음과 같다.

 

임의의 x가 Sn의 위치에 있을 때

 

1.만일 x=111111이면 p=000000이다.
 2.만일 x=000000이면 p=111111이다.
 3. 만일 x&100000=100000이면 p=S
n-31이다.
 4.만일 x&100000=000000이면 p=S
n+31이다.

 

1과 2는 곤과 건의 특수한 경우를 취급하기 위한 정의이다.3항은 건에서 반시계방향(그러니까 건에서 중심을 향해 서있다고 했을 때 그 우측)쪽에 속하는 괘의 경우 x&100000은 단지 100000이다.초효가 항상 1(양)이기 때문이다.예컨대 100100&100000의 경우를 보자.기호 &은 연언(and)의 논리기호이고 연언의 진리조건은 둘다가 1일 경우에만 1이 된다.그러므로 첫항만 1이 되고 나머지항은 (1,0) (0,0)의 결합으로 되어있어 모두 0이다.이 경우 그 괘에 상응하는 괘는 정의 3에 의해 n-31번째의 괘이다.건에서 보아 시계방향쪽의 괘는 초항이 항상 0이다.그러므로  x&100000 은 000000이다.이 경우 그 괘에 상응하는 괘는  n+31번째의 괘이다.

 

예를 들어 011010인 水風井의 경우를 보자.우선 소강절의 분류에 따른 순서를 알아야 한다.

 

 

 다음에 011010&100000은 000000이기 때문에 규칙4가 적용됨으로 31을 더해주면 그 값은 57이다.이 57번에 해당하는 괘가 水風井의 상응계이다.이 57을 다시 2진법으로 바꾸어줌으로써 그 괘를 찾을 수 있다.

 

 

 

3.四象,八卦의 경우 또 하나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이것을 찾기 위해서 우선 상위괘와 하위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이 정의는 四象,八卦의 순서를 정하기 위한 정의이다.예컨대 00과 10의 선언(00∨10)은 10이다.그러므로 10이 00의 상위에 있다.또 10과 11의 선언은 11이므로 11이 상위에 있다.00과 11은 11이 상위에 있다.그리고 10과 01은 이 정의에 따라 순위를 정할 수 없다.이것을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여기서 앞서 기호약속에 따라 11,10,01,00은 각 太陽,小陽,小陰,太陰을 나타낸다.)

  

 

 여기서 11은 10과 01의 선언조작(disjunction)으로 얻어지고,00은 10과 01의 연언조작(conjunction)으로 얻어진다.그리고 10과 01은 각 상대에 대한 부정조작(negation)으로 얻어진다.그러므로 사상의 논리적 구성은 다음과 같다.우선 음양이 주어지면(그것이 01이든 10이든)그것의 부정조작으로 10 또는 01을 얻고 이 둘의 선언조작으로 11을 그리고 연언조작으로 00을 얻게 된다.

 

이것은 8괘의 구성에도 적용될 수 있다.8괘를 앞서 처럼 격자구조로 나타내면 육면체의 꼴이 된다.

 

乾(111)

 

兌(110),離(101),巽(011)

 

震(100),坎(010),艮(001)

 

坤(000)

 

 

 

 

 

 

앞서의 정의는 어느 괘가 어느 괘의 상위괘인지를 결정해준다.110∨111은 111이므로 111이 110의 상위괘이다.또 100∨110은 110이므로 110이 상위괘이다.그러나 101은 010의 상위괘는 아니다.101∨010은 111이기 때문이다.위 그림을 보면 어느것이 어느 것의 상위괘인지 바로 알수 있는데 그 괘의 상단에 있으면서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괘이다.이것은 하위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이 용어를 사용하면 각 괘간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간략히 정리할 수 있다.

 

상위괘는 하위괘의 선언조작으로 얻어지고 하위괘는 상위괘의 연언조작으로 얻어진다.

 

예컨대 010의 상위괘는 110,011이다.그것의 연언은 010의 괘를 만든다.또 110의 하위괘는 100,010이다.그것의 선언은 상위괘 110을 만든다.000은 100.010,001의 연언으로 만들어지며 111은 110,101,011의 선언으로 만들어진다.이 격자구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흥미롭다.각 괘는 다른 두 괘의 결합에 의해서 상호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각 괘는 다른 괘에 의해서 정의되고 있다.

 


1.乾은 어떤 임의의 괘와 그것의 부정과의 선언으로 얻어진다.
2.兌는 震과 坎의 선언이다.
3.離는 震과 坎의 선언이다.
4.巽은 坎과 艮의 선언이다.
5.震은 兌와 離의 연언이다.
6.坎은 兌와 巽의 연언이다.
7.艮은 離와 巽의 연언이다.
8.坤은 어떤 임의의 괘와 그것의 부정과의 연언으로 얻어진다.

 

이러한 논리적 결합관계가 실제 괘의 의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조사해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그러나 이런 의미론적인 작업은 필자의 관심사가 아니므로 더 이상 진행시키지 않겠다.